제 7장 <평천하(平天下)> ❉ 52절 ~ 61절 / 57절
△ 449~452
肆筵設席(사연설석) ; 肆방자할 사, 筵대자리 연, 設 베풀 설, 席 자리 석
▲ 자리를 깔아 연회석을 마련하고,
△ 453~456
鼓瑟吹笙(고슬취생) ; 鼓 북 고, 瑟 큰 거문고 슬, 吹 불 취, 笙 생황 생
▲ 거문고를 연주하고 생황을 불어 (잔치를 벌이도다.)
* 肆 방자할 사 ; ① 방자하다, 멋대로 하다
② 늘어놓다, 진열하다
③ 가게 → 시사(市肆) → △ 788 시(市) 참조
* 筵 대자리 연 ; ① 대자리, 깔개의 총칭
② 좌석
* 設 베풀 설 ; ① 베풀다, 늘어놓다, 진열하다
② 세우다, 설립하다 → 건설(建設)
③ 설비하다, 시설(施設)하다
④ 주연, 연회
* 席 자리 석 ; ① (바닥에 까는) 자리 → 석권(席卷) ; 자리를 둘둘 말 듯이 무서운 기세로 영토를 휩쓸 거나,
세력 범위를 넓힘. ┈• 전 종목의 ∼, ┈• 국내 시장을 ∼하다.
② (자리를) 깔다 → 석고대죄(席藁待罪) ; 거적을 깔고 엎드려서 임금의 처분이나 명령을 기다리던 일.
③ 직위, 지위 → 수석(首席) ; 등급이나 직위 따위에서, 맨 윗자리. ┈• ∼ 연구원, ↔ 말석(末席).
❉ 연석(筵席) ; 연회의 자리, 술자리
↪ 사연(肆筵)이나 설석(設席), 모두 연회 자리를 마련하여 주연을 베푼다 하는 뜻입니다.
사(肆), 석(席) 모두 자리를 마련하다의 뜻이므로 연(筵)은 대자리요, 석(席)은 돗자리라고 굳이 이를 구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 鼓 북 고 ; ① 북(을 두드리다) → 고수(鼓手) ; 북을 치는 사람
② 맥박 → 고동(鼓動) ; ┈• 심장의 ∼ 소리.
③ (악기를) 타다, 연주하다 → 고슬(鼓瑟) ; 거문고를 타다
④ 부추기다, 격려하여 분발하게 하다 → 고취(鼓吹) ; 힘을 내도록 격려해서 용기를 북돋움.
┈• 사기를 ∼하다
* 瑟 큰 거문고 슬 ; 큰 거문고 → 금슬(琴瑟) ; 거문고와 큰 거문고.
거문고는 1.5.7.현(鉉), 큰 거문고는 15. 25. 50 현(鉉)등이 있다.
↪ 일부 판본에는 금슬(琴瑟)을 ‘거문고와 비파’로 새기기도 하지만 비파(琵琶)는 한자도 다르고, 악기도 다르다
↪ 비파 (琵琶) ; 동양 현악기의 하나. 둥글고 긴 타원형의 몸체로, 4현의 당비파와 5현의 향비파가 있음.
↪ 부부 금실이 좋다. ; 거문고와 큰 거문고의 합주에 의한 화음이 잘 어울림에서 “부부간에 화음이 잘 맞다.”의 비유로
발전되었습니다. 琴瑟로 쓰고 금실로 읽는다.
* 吹 불 취 ; 불다, 피리 등을 불다 → 취주악기(吹奏樂器) ; 관악기
* 笙 생황 생 ; 생황(笙篁) ; 아악(雅樂)에 쓰는 관악기로 17개의 가는 대를 세우고, 주전자 귀때기 비슷한 부리로 불어서 소리를 낸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및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쓰인다. 피리의 한 종류
↪ 지금 잔치를 벌이고 있는 곳은 집이 아니라 궁정(宮庭 - 궁궐 안의 마당)이다
❉ 고슬취생(鼓瑟吹笙)이란 말은 『시경(詩經)』 <소아편(小雅篇)> 에 다음과 같이 나오는 말이다 ;
◇ 我有嘉賓 아유가빈 鼓瑟吹笙 고슬취생
“내게 귀한 손님 오셨으니 거문고를 타고 피리를 불어(잔치를 벌이자)”
↪ 중국이나 동남아에서는 <거문고와 생황> 액자를 선물하는 일이 많은데,
이는 상대방을 귀한 분으로 모시겠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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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견벽청야 Ⅱ
⎾한국전쟁 무렵은 수많은 양민을 학살한 시기이기도 했다. 현재 한국전쟁유족회에서는 학살된 양민의 수를 약 100만명으로 추산한다. 그런데 내가 특히 주목하는 학살은 미군과 국군에 의한 양민학살이다. 예컨대 여순사건, 제주 4·3사건,
국민보도연맹사건, 거창양민학살사건 등에서 반복적으로 자행되었다. 도대체 왜 미군과 국군은 적군이 아닌 아군의 양민(良民)을 그토록 대규모로 죽였단 말인가?
한국 현대사에서 반복적으로 자행된 양민학살을 단순히 서술(敍述 - description) 하는 것을 넘어 사회과학적으로 설명(說明 - explanation)하는 것은 한국 사회과학자의 시대적 사명이 아닐 수 없다고 본다.
미군과 국군이 양민을 학살한 까닭으로는 보통 ‘빨갱이’라는 죄목이 제시된다.
빨갱이는 공산주의자의 속칭이다. 산속에 숨어 있던 빨치산이나 인민군이 야밤에 마을로 내려와 양민들에게 밥을
달라고 요구하면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살기 위해서 그랬다. 그러나 미군과 국군은 그런 양민을 모두 ‘부역자’로 간주해서 학살했다. 부역자는 곧 빨갱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식의 양민학살은 전쟁의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내가 직접 만주 시절 체험했던 국공내전(國共內戰)만 해도 양민이 마오쩌둥의 인민혁명군에게 밥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장제스의 국민당 군대가 그들을 학살하지도 않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미군과 국군이 양민을 학살한 까닭은 크게 3가지 요인으로 ‘설명(說明)’할 수 있다고 본다.
▲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요인은 해리 트루먼이 견지한 기독교의 선악관에서 찾을 수 있다.
기독교의 선악관을 보면 신을 부정하는 공산주의자는 곧 ‘악마’였다. 따라서 공산주의자는 반드시 신의 이름으로
죽여야 할 대상이었다. 트루먼이 견지한 기독교적 선악관은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을 거의 멸종시킨
퓨리턴(Puritan)의 선악관과 거의 유사한 것이었다.
▲ 두 번째 요인으로는 조선총독부를 꼽을 수 있다.
트루먼 행정부에서 한국에 파견한 존 하지는 미군정을 수행할 수 있는 효율적 행정수단으로 조선총독부를 선택했다.
여운형이 준비했던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에는 ‘빨갱이’가 다수 포함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세 번째 요인은 이승만이다.
이승만은 자신의 권력기반을 미국에서 찾았다. 한국에서는 권력기반이 취약했기 때문이다.
이승만은 일제의 식민지 조선인 통제 노하우를 배웠다. 조선총독부는 조선인을 ‘독종’으로 파악했다.
따라서 조선인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고문과 같은 방법으로는 어림없고 반드시 죽여서 모범을 보여주는 방법을 택해야만 한다고 판단했다.
트루먼과 미군정의 시각에서 볼 때 인디언과 피부색이 유사한 조선인이 빨갱이까지 되었다면 결코 살려 둘 수 없는
‘악마’에 지나지 않았다. 이승만은 조선총독부에서 터득한 조선인 통제 방법을 과감하게 실천하면서 미군정의 이해관계에 적극 호응했다. 요컨대 한국에서 양민학살이 반복적으로 자행되었던 까닭은 트루먼의 기독교적 선악관, 조선총독부의 조선인 통제 노하우, 이승만의 친미반공주의의 ‘삼자동맹’에서 연유한 것이었다.
인간에게는 희생자에게 오히려 죄를 뒤집어씌우는 아주 못된 사유의 습성이 있다.
학술용어로는‘희생자 비난하기’- Blaming the Victim 이라고 부른다.
전두환이 1980년 5월, 그 많은 광주 시민을 학살한 다음, 희생자에게 빨갱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씌우고
자신을 빨갱이를 때려잡은 애국자로 강변한 것이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기만(欺瞞)이 40년 가까이 우리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었단 말인가? 하지만 어찌 그뿐이겠는가?
한국에서 수백만명에 이르는 양민학살 유족들이 한 많은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 아니겠는가?
도대체 이처럼 기가 막힌 기만이 어떻게 우리의 사유(思惟)를 그토록 오랫동안 그토록 강고하게 지배할 수 있단 말인가?
가장 우선적으로 학자가 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 시대의 가장 고통스러운 현실의 문제를 학문적으로 설명하는 것,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꾸준히 안내하는 것,
학자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박한식(1940 ~) 조지아대 석좌교수님의 글에서 발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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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구절은 56절<병사방계 갑장대영>, 다음 구절은 58절<승계납폐 변전의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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